그의 시처럼, 영혼에 힘을 불어넣는 뮤지엄
청운동에 호젓하게 자리한 윤동주문학관은 버려진 수도가압장을 개조한 건물입니다. 물때의 흔적이 남은 거친 질감의 벽은 언뜻 보기에는 시인의 아름다운 문장과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죠. 그런데 고개를 들어보니, 천장이 뚫려 있어 하늘의 푸른빛이 쏟아져 들어옵니다. 마치 우물 안에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이곳은 윤동주 시인의 <자화상>에 나오는 우물에서 영감을 받아 지어졌어요. 시인은 우물을 들여다보며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어둡고 낡아 보이는 이곳도 좌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다시 살펴볼 수 있는 공간으로 기획되었습니다. 문학관에서는 ”물길을 정비해 다시 흐르게 만드는 가압장처럼, 그의 시는 우리의 영혼이 다시 새롭게 흐르게 만든다.”라고 설명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전시 공간을 천천히 지나 문학관 뒤편으로 이어지는 언덕길을 오르는 발걸음에 묘하게 힘이 실립니다.
윤동주문학관에 가고 싶다면
서울시 종로구 창의문로 119
오전 10시 ~ 오후 6시, 입장료 없음
바로 옆 ‘윤동주 시인의 언덕’까지 산책해 보세요.